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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풀이

[IT용어] QR코드

스마트폰 사용에 익숙한 젊은 세대라면 위 그림(?)이 낯설지 않을 겁니다. 바로 'QR코드'라고 불리는 녀석이죠. 대중에 알려진 시기는 아직 몇 년 안됐는데 놀랍게도 만들어진 지 벌써 20년 이상 됐다고 합니다. 그동안 '비주류'에 속했던 이유는 사용처 대부분이 기업 생산처였기 때문인데요. 스마트폰이 도입되고 QR코드 스캔이 쉬워지며 늦깎이 스타가 된 경우입니다. 덕택에 스마트폰 초기인 2010~2012년도 즈음엔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고 할 만큼 곳곳에서 QR코드 찾기가 어렵지 않았는데, 곧 대중의 관심이 식은 탓에 지금은 그 기세가 예전만 못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QR코드가 단순히 한물간 유행의 아이콘일 뿐일까요? QR코드 탄생 과정과 원리, 활용 등에 대해 쉽고 굵직하게 알아보도록 합시다.



QR코드란


QR코드의 풀네임은 'Quick Respone Code' 입니다. 말 그대로 인식이 빠른 코드란 뜻입니다. QR코드는 우리가 흔히 아는 '바코드'가 지닌 정보량 표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1994년 일본의 '덴쇼웨이브'사에서 개발한 2차원 코드입니다. 숫자를 기준으로 1차원인 기존의 '바코드'는 약 20자를 담을 수 있는 것에 비해, QR코드는 최대 7000여 개의 숫자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 더 적은 숫자의 영문, 한글, 한자, 일본어 표기 가능) 단순 수치상으로도 약 350배의 정보를 더 담을 수 있는데도 표시에 필요한 면적은 오히려 바코드보다 작습니다. 여러모로 바코드의 진화 형태라고 볼 수 있지요.


덴쇼사는 개발 당시 QR코드의 확산을 위해 상표에 대한 특허권만을 가진 채, 상업/비상업 용도를 가리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QR코드를 무료 개방했습니다. 오픈소스 정신이 흔치 않던 90년대를 떠올리면 아주 대담한 결정입니다. 그 후로 지금까지도 덴쇼사는 QR코드 사용에 있어 단 한 가지만을 당부합니다. '코드를 어떻게 사용하든 그것은 자유다. 다만 'QR코드'라는 상표를 출판물 등에서 사용할 땐 'QR코드는 일본 및 여러 나라에서 DENSO WAVE INCORPORATED의 등록상표입니다.' 라는 문구만 어느 곳에든 넣어달라.' 고 말입니다. 사실상 권고 수준이다 보니, 사용에 대해 그 어떤 간섭도 하지 않겠단 뜻과도 비슷합니다. 이것이 QR코드가 한창 붐이었던 시절 너도나도 QR코드를 활용한 광고를 진행할 수 있던 이유입니다.


(QR코드 개발자인 마사히로 하라 씨, 개발진은 단 두 명이었다고 한다)



QR코드 원리


바코드가 가로 선의 굵기에 따라 2진법 0과 1을 표현한다면, QR코드는 패턴의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에 따라 각기 다른 정보를 표시합니다. 따라서 내부 패턴이 오밀조밀할수록 많은 데이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보통 QR코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게 무엇이던가요? 바로 각 모서리를 차지하고 있는 '▣' 표시입니다. 생각해보면 어떤 QR코드라도 저 사각형 무늬만큼은 공통으로 포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크기도 크다 보니 더욱 눈에 띄지요. 그런데 재밌게도 저 사각 무늬의 존재 목적이 바로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QR코드는 관종이란 말인가


아 물론 사람에게 잘 보이려는 뜻은 아닙니다. 어쩌다 보니 그런 성격도 갖게 됐지만 기본적으로 ▣는 QR코드 스캐너가 해당 무늬 내에 있는 패턴을 QR코드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하는, 일종의 영역 표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별 것 아닌 ▣ 덕분에 QR코드가 다른 2차원 코드보다 빠른 인식 속도를 자랑하게 된 거죠. 다른 2차원 경쟁 코드가 스캐너에 입력되는 전체 이미지를 뒤지며 코드를 찾을 때, QR코드는 ▣ 로 한정된 영역 내 패턴만을 빠르게 인식하고 계산함으로써 속도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고효율을 가진 발상이었죠. '▣' 이 네모 네모난 친구가 없었다면 아마도 QR코드엔 '퀵 리스폰'이란 이름이 붙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 = 위키백과)



QR코드 생성


QR코드의 오픈된 정책 덕에 코드를 생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사이트는 꽤 다양합니다. 그중 접근성과 편의성, 활용성을 따져볼 때 추천드리는 서비스는 '네이버 QR코드'와 '다음 모바일 코드' 입니다. 두 곳 모두 간단한 멀티미디어를 담을 수 있는 모바일 페이지 생성과, 특정 사이트로 연결하는 형태의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국내 양대 포털답게 신뢰도가 높고, QR코드 제작 시 직관적인 UI와 함께 다양한 꾸미기 옵션을 제공합니다. 


특히 포털에서 제공하는 QR코드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사진과 동영상, 지도 첨부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사실 QR코드는 그 자체로도 이미지, 동영상 첨부가 가능하지만 그 크기는 매우 제한적인데요. 이미지의 경우 약 고작 3KB를 담을 수 있을 뿐이니 사실상 지원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포털에서 제공하는 모바일 페이지 폼의 QR코드는 포털의 저장공간에 소스를 등록하고 이를 링크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QR코드에서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 지도를 보여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 다음QR코드 생성기로 만든 데모 코드와 페이지 )


QR코드 활용


스마트폰 초기 '반짝' 유행기를 지난 QR코드가 현재도 많이 사용되는 곳은 바로 '도서'입니다. 책에는 다양한 내용 설명과 더불어 부가 설명을 위한 '주석'이 달리기 마련인데요. 보통 한 두 줄의 텍스트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QR코드를 활용하면 작은 코드 하나를 스캔함으로써 보다 자세한 설명이 가능한 페이지로 독자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방법으로 책의 '부록'을 제공할 수도 있지요.


그밖에 앞서 소개한 방법을 통해 초대장 형식의 간단한 페이지를 제작하여 홍보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초기엔 이 방법이 가장 많이 쓰였습니다만, 너무 남용되는 바람에 QR코드가 쉰내 나는 떡밥으로 전락하는 데 일조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애초에 홍보 용도로서 QR코드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은데 말이죠. '궁금증'을 유발할 수는 있겠으나, 한눈에 어필되는 시각 배너, 영상 홍보물에 비해 스마트폰을 열고, QR코드 스캐너 앱을 열고, 스캔하여, 때에 따라 한번 더 눌러서 별도의 페이지를 시청해야 하는 형태의 광고는 상당히 번거로워 그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QR코드의 미래는 간편결제?


그보단 QR코드를 통한 간편결제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중국은 QR코드를 통한 모바일 간편 결제가 일상으로 자리 잡은 나라입니다. 그 과정에는 중국에 신용카드 인프라가 거의 구축되지 못한 상태에서 더 나은 편리함을 제공하는 '스마트폰/모바일 시대'를 맞이한 배경이 자리합니다. 굳이 시스템 구축이 번거롭고 수수료가 발생하는 카드를 사용하는 것보다, 스캐너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구축할 수 있는 간편결제 방식이 있다면 어느 쪽을 택할지는 뻔한 문제니까요.


대표적으로 중국의 1위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자사의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에 QR코드를 활용함으로써 중국 내 간편결제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데 성공합니다. 알리페이의 QR코드 간편결제 방식은 사용법이 정말로 쉽습니다. 단 두 가지죠.


1. 판매자가 고객의 알리페이 전자지갑에 등록된 QR코드를 스캔한다.

2. 고객이 직접 판매자가 제시하는 QR코드를 스캔한다.




알리페이는 상점과 손님의 중간에서 돈을 인출하고, 송금하는 역할을 대신합니다. 그 과정에서 PG(결제대행사)를 거치지 않고, 알리바바 역시 마진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자와 고객이 부담하는 수수료는 없습니다. 사실상 1:1 거래나 마찬가지입니다. 간단하게 다시 설명해볼까요? 1번의 경우, 상점은 QR코드 스캐너에 물품의 최종 가격을 입력하고 '고객이 마치 지갑에서 현금을 꺼내주듯' 본인의 알리페이 QR코드를 보여주면 상점은 '현금을 받듯' 코드를 스캔하면 해당 금액은 고객의 알리페이 계좌에서 상점의 매출 계좌로 자동 송금되는 구조라는 말입니다. 반대로 2번의 경우, 물건 가격이 정해져 있는 단품 구매에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이미 중국에서는 노점에서 무려 군고구마를 하나 사 먹더라도 노점에 붙어 있는 QR코드(고구마 가격)를 스캔하여 결제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현금이 아니면 전통 시장, 노점에서 핫도그 하나 사 먹기 어려운 국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네요.


이렇듯 중국에서 평범한 웹사이트 연결이나 홍보물 수준을 벗어난 QR코드는 간편결제 시장의 핫아이템으로 재조명되며 다시금 그 가치를 더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QR코드가 작은 코드 이미지 내에 많은 양의 정보를 담을 수 있도록 만들어진 까닭에 까다로운 결제 정보까지 실어 나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어도 사용할 수 있지요. 지금 국내에서는 삼성페이를 위시한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스템이 조금씩 시장을 넓히고 있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POS라고 불리는 판매 시스템 구축이 요구됩니다. 더군다나 NFC에 기반한 간편결제의 경우 별도의 기기가 추가로 필요하기도 합니다. 이 때문에 영세 상점에서 도입을 꺼리고 경우가 많으며, (카드 수수료, 세금 회피 목적도 있을 것입니다만) 판매처 입장에서도 굳이 간편결제를 지원해야 할 동기가 부족하므로 그 확산세가 매우 더딘 편입니다. 


아마 국내에도 알리페이의 QR코드 간편결제 방식에 기반한 서비스가 파급력 있는 매체를 통해 퍼진다면, 현재의 결제 패러다임이 아마도 완전히 뒤바뀔 것입니다. 그러나 기존 이권 업체의 로비, 그리고 카드 결제에 익숙해진 국민 인식이 장애물로 작용하여 그 가능성은 낮은 편입니다. 앞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더 걸리든지요.



번외


1. 사실 QR코드는 5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QR코드는 모델-2로 명명된 버전입니다. 이외 더 작은 형태의 마이크로 QR, 코드에 부분적으로 이미지를 삽입하는 Frame QR 등이 있고, 가장 흥미로운 SQRC 버전의 경우는 코드 데이터를 2단으로 구축할 수 있습니다. 즉, 해당 코드는 특정 스캐너로 스캔하지 않는 이상 1단계 '껍데기 정보'만 볼 수 있으며 숨겨진 2단계 정보는 볼 수 없습니다.


2. QR코드는 오류복원 기능을 통해 30~50% 가량 손상되거나 오염된 코드도 복원이 가능하며, 360도 어느 방향에서 스캔하더라도 동일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참조 : 

http://www.qrcode.com/ko/

https://goo.gl/yJ5lrg

http://platum.kr/archives/27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