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갤럭시 노트7)
갤럭시 노트7이 출시 일주일 만에 배터리 폭발문제로 휩싸이며 단종 결정에 이르기까지 걸린 기간은 고작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이었다. 당시 많은 노트7 구매자들이 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노트7은 배터리를 제외하곤 역대 삼성이 내놓은 스마트폰 중 가히 최고라 부를만큼의 완성도를 뽐냈기 때문이다. 디자인, 사용성,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었다. 그들에게 노트7은 정말 완벽 그 자체였다.
노트7은 그 당시 짧은 판매 기간에도 불구하고 세계 판매량 180만대를 돌파했다. 이후 국내에서도 리콜 프로그램이 진행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회수율은 97% 가량에 머물고 있다. 여전히 2~3%의 사용자는 노트7을 환불받거나 교환하길 망설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며칠 전 아예 노트7의 배터리 충전 용량을 0%로 제한하는 사실상 '사용불가' 업데이트가 배포됐다. 그렇게 결국 노트7은 비운의 단말기로 사라져가는 듯 했다. 삼성에겐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안긴 채.
그러나 오늘, 삼성전자는 뉴스룸 블로그를 통해 갤럭시 노트7이 '리퍼비시'의 형태로 부활할 수 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짧은 전문 중 중요하게 밝힌 3가지 원칙만 살펴보자면 아래와 같다.
첫째, 리퍼비시폰(refurbished phone)으로 판매해 대여 폰 등으로 활용합니다.
둘째, 재사용이 가능한 부품을 추출해 판매, 활용합니다.
셋째, 금속 물질을 추출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처리합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 첫째, '리퍼비시폰'으로 판매한다는 부분이다.
'리퍼비시'란 우리가 흔히 들어 알고있는 아이폰의 '리퍼'와 똑같은 개념이다. 문제가 있는 기기를 수거한 후 정상 작동하는 부품을 모아 다시 재조립한 단말기가 바로 리퍼비시(리퍼)폰이다. 엄밀히 따지면 중고에 해당하지만, 철저한 검수 과정을 거친 부품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실상 새 것과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삼성은 리퍼폰에 관련한 부연 설명을 통해 '리퍼폰은 각국 규제 당국와 통신사와의 협의, 시장 수요를 감안하여 출시국가와 시점을 정하겠다.'라고 말했다. 아마도 이미 단종 수순을 밟은 갤럭시 노트7을 재생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생산 재고량과, 리콜로 수거된 제품에 한해 부분적으로 판매하겠단 뜻으로 여겨진다. 현재 갤럭시 노트7의 재고량으로 추산되는 숫자는 수거량과 당시 추가 생산분을 합해 약 400만대 언저리다. 큰 이슈를 냈던 제품인만큼 보란듯이 대대적인 리퍼 판매에 나서긴 어려워 보인다.
그보단 부품, 자원 추출의 용도로 분해되는 비중이 훨씬 더 높을 수 있는데, 그 배경에는 삼성이 이번 결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영향을 미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줄기찬 요구가 있었다. 그린피스는 갤럭시 노트7이 수거된 직후부터 여러 매스컴을 통해 노트7이 그대로 폐기됐을 시 벌어질 수 있는 환경 문제 및 자원 낭비에 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는 활동을 펼쳐오며 삼성을 전방위로 압박해왔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를 그대로 폐기할 시 <금 100kg> <은 1톤> <텅스텐 1톤> <코발트 20톤> <팔라듐 20~60kg>에 해당하는 광물들이 재활용 되지 못한 채 영영 땅에 뭍힌다고 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값어치, 그리고 유한성을 지닌 희소 광물들이다. (코발트의 지각 내 함유량 0.0029%)
또한 그린피스는 이 문제에 대해 지난 2월 MWC 2017 당시, 삼성이 갤럭시S8을 소개하는 행사장 외부에서 또 한번 갤럭시 노트7의 재활용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펼쳐보이며 이목을 끌었다. 이처럼 삼성 입장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이 늦춰질수록 다시 한번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결국 이를 수용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이번 발표에서 둘 째, 셋 째 항목이 유난히 더 눈에 띄는 이유다.
(사진=그린피스 :: MWC 2017 행사장에서 노트7 재활용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다 )
삼성은 기왕이라면 이번 기회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배터리 결함을 수정한 리퍼비시 노트7으로 기존 구매자들의 향수를 달래고, 자원 재활용에 앞장서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것만이 노트7 단종 사태에 따른 상처들을 덮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삼성이 사활을 건 갤럭시S8 출시가 이제 목전이다. 더이상 발목잡힐 일은 만들지 않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이번 일을 통해 알 수 있는 스마트폰이나 각종 전자제품 재활용 문제는 비단 노트7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 이 일이 많은 제조사와 사용자들이 조금 쓰고 버려지는 첨단 기기가 불러오는 지구 환경과 자원 문제에 조금이나마 경각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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