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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필터 버블은 그만!

페이스북이 드디어 필터 버블 효과를 인정한 걸까?


25일(현지시각) <더 버지><리코드> 등 주요 외신들은 페이스북이 뉴스피드에 노출된 뉴스 컨텐츠 하단에 관련 기사를 추가로 보여주는 시스템 테스트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예컨대 내 뉴스피드에서 특정 이슈에 관한 J 일보 기사를 봤다면, 이제는 그 아래 같은 소식을 다룬 D 일보, H 신문의 기사 링크도 관련 기사로서 함께 표시된다는 것이다. 얼핏 사소한 변화 같지만, 이번 업데이트 배경에는 오랫동안 페이스북을 괴롭혀온 필터버블 논란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사진 = 페이스북 )


일반적으로 '뉴스피드'에 보여지는 컨텐츠 우선순위를 정하는 알고리즘은 개인 활동 데이터에 큰 영향을 받는다. 페이스북 내외부에서 벌어지는 사용자의 행적을 다양한 경로로 수집해, 이를 개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설계의 자료로 활용하는 구조다. 따라서 굳이 무엇을 찾아보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우리는 우선적으로 자주 교류하는 친구의 소식이나 관심 분야의 기사를 먼저 보게끔 되는 것이다.


실제로 이런 설계는 사용자에겐 더 많은 소셜 활동과 필요한 정보 습득을 유도하며, 페이스북에겐 서비스 이용 증가라는 효과를 부여한다. 페이스북 입장에선 사용자 체류 시간이 길어질수록 주 수익원인 광고 노출의 기회 또한 많아지므로, 이용 편의 확대와 더 많은 수익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지금까지도 알고리즘 개선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페이스북이 돈을 버는 동안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점점 편협한 시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필터 버블' 효과다. 


위키에 따르면 필터 버블이란 '개인화된 검색 결과의 하나로, 과거 사용 이력에 토대하여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보고 싶어 한다고 판단하는 정보를 선별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보고 싶지 않은 정보에서 격리시켜 주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보고싶은 것만 보게 하는' 색안경인 셈이다.


잠시 부연하여 세상에는 같은 문제라도 그것을 바라보는 수없이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한다. 또 사람의 사고란 알게 모르게 서로 다른 의견들을 보고, 듣고, 경쟁시키는 크고 작은 과정을 거치며 더욱 폭넓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돼있다. 


그런데 필터 버블이 적용된 세상은 이와 반대로 흐른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소수의 비슷한 관점만이 문제를 지배하며 유연한 사고 발달을 방해하고, 어느 순간 베타적이고 '확증 편향'에 빠진 사람으로 만들어 버린다. 보통 확증 편향에 빠진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며, 자신이 불리한 입장에 빠지면 어떻게든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찾아내려는 태도를 보인다. 결코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다.


특히나 요즘 대한민국처럼 오랜 시간 국가적 정치 이슈가 이어지고, 최대 선거인 대선을 코앞에 둔 입장이라면 필터 버블이 그 어느 때보다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정상적이라면 선거 기간 동안 여러 이슈에 관한 다양한 기사와 시각을 접하며 개인마다 효율적인 후보 판단의 논거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필터 버블이 존재하는 페이스북에서 진보는 진보 측 관점을 제시하는 기사만, 보수는 보수 측 관점을 제시하는 기사만 보게 됨으로써 자신도 모르게 이념 편향에 길들여질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젊은 층이 포털 다음으로 많은 뉴스를 접하는 공간이 바로 페이스북과 같은 SNS다.


옛날엔 정보 습득처가 많지 않은 탓에 집에서 보는 신문별 성향이 필터 버블과 비슷한 효과를 내곤했다. 하지만 요즘처럼 다양한 관점의 매체와 기사가 넘쳐 흐르는 세상에서도 같은 문제를 답습하게 된다면 그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임이 분명하다. 


페이스북이 필터 버블 책임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그들이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사용자가 다양한 시각에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단순 알고리즘에 의해 작고 편협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준 언론의 책임으로도 옳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여러 시각의 뉴스를 관련 기사로 표시하겠다는 페이스북의 이번 시도는 꽤 긍정적이다. 물론 이런 시스템 아래서도 누군가는 결국 자신이 읽고 싶은 것만 읽겠지만, 적어도 선택권을 만들어주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차이를 만들 테니 말이다. 이 사소한 변화가 필터 버블에 빠져있던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를 끌어낼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