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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은 너희 동네에서' 미국 대법원, 특허 괴물에 날벼락

(사진 = 픽사베이)


이른바 '특허 괴물(Patent Troll)'로 불리던 회사들이 사업 모델(?)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23일(현지 시각) 미국 대법원은 식료품 회사 'TC하트랜드'와 '크래프트 푸드'의 특허 소송과 관련해, 앞으로 특허 소송은 피소 회사의 본사가 위치한 법원에서만 가능하다고 판결했다. 이로써 그동안 특허 소송 시 유리한 법원을 골라 소를 제기하던 특허 괴물들은 그동안 정들었던 단골 법원과 멀어지게 될 전망이다.


'특허 괴물'이란 특허 자체가 사업 아이템인 회사를 일컫는다. 먼저 시장에 나온 특허를 최대한 사들인 뒤, 보유 특허를 침해한 회사를 골라 소송을 건다. 보통 타겟 회사가 관련 사업에서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후를 노리기 때문에, 피소된 회사는 손실을 우려해 뻣뻣하게 대응하기 어렵다. 특히 이번 판결이 난 미국에서는 저작권이나 특허 같은 지적재산권의 범위가 넓게 적용되는 편이다. 따라서 여차 특허 침해 판결을 받는 경우, 심하면 해당 사업을 접거나 막대한 보상금, 로열티 등을 물어야 한다. 결국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특허 괴물측이 원하는 합의금을 주는 것이다. 


한 사례로 2015년 한창 세를 올리던 중국의 스마트폰 신성 '샤오미'의 미국 진출의 발목을 잡은 것도 미국의 특허 괴물 중 하나인 '블루스파이크'였다. 이 회사는 샤오미 외에도 여러 기술 기업을 향해 수십 건의 특허 소송을 진행한 전형적인 특허 괴물이다. 


더군다나 특허 괴물로 분류되는 회사는 실질적인 제품 생산이나 서비스가 모호한 유령 회사에 가깝다. 그러다보니 상대 회사에서도 비슷한 특허로 맞대응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고작해야 특허 권리 과사용으로 밀거나, 특허 무효를 끌어내는 방법뿐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어느 쪽이든 특허 괴물 쪽이 유리한 구조인 셈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이들 회사의 단골 법원은 텍사스 동부 법원이었다. 이 법원은 특허 소송 원고 쪽에 유리한 판결을 내리는 성향으로 유명하다. 덕분에 특허 트롤의 명소로 꼽히던 곳이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인해 텍사스 지역 외 회사를 상대할 땐 텍사스 법원을 찾을 수 없게된 것이다.


특히 크고 작은 특허 분쟁이 끊이질 않는 IT 업계는 많은 회사가 서부 실리콘밸리에 위치하고 있는 까닭에 이번 판결을 더욱 반가워 할만하다. 다만 향후 서부 법원이 어느 편에 가까운 성향을 나타낼지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혹자는 특허 괴물이 소규모 기업의 특허를 사들이며 자금 확보에 도움을 주는 선작용도 한다고 말하지만, 이런 이야기는 우스갯소리에 가깝다. 이들이 단순 경제적 이익을 위해 무의미한 특허 소송을 남발하는 동안 이를 처리하기 위한 공적인 비용과 낭비가 부르는 사회적 손실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이 내려진 밑바탕에는 이처럼 특허 소송이 남발되는 특허 전문 법원의 양산을 막으려는 대법원의 의도 또한 있었으리란 생각을 해본다.